코로나19 팬데믹과 젠더정치학: 돌봄의 민주화와 지역화를 향하여 |
---|
|
코로나19 팬데믹과 젠더정치학: 돌봄의 민주화와 지역화를 향하여COVID-19 Pandemic and the Gender Politics: Towards the Democratization and Localization of Care안숙영 초록 코로나19 팬데믹은, 돌봄을 중심으로 한 젠더정치학의 차원에서 보자면, 바이러스의 전파에 따른 감염병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였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 일터와 집안 모두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돌봄을 제공한 것은 주로 여성이었다. 즉 아이와 노인과 장애인을 비롯하여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돌봄을 제공함으로써, 인류의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전 지구적 감염병 위기 속에서도 인류의 생존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따라서 엔데믹으로 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이번의 팬데믹을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적극적인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돌봄의 젠더불평등을 극복하는 일이다. 돌봄의 평등한 분배와 ‘돌봄의 탈여성화’를 통해 ‘돌봄의 민주화’를 이루어냄으로써, 돌봄을 ‘여성의 일’로만 여기던 팬데믹 이전의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돌봄은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인류의 일이라는 인식을 함께 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에 있어 우리의 매일 매일의 일상의 삶이 구체적으로 펼쳐지는 장소로서의 ‘지역’에 초점을 맞춰, 삶의 터전이자 현장으로서의 지역의 의미에 새롭게 천착하는 일이다. 돌봄의 본질은 만남이라는 점에서, ‘돌봄의 지역화’를 그 출발점으로 하여 지역이 인간과 인간의 만남의 구체적인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